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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프랑시스 잠, 릴케, 백석 그리고 동주
요녕성, 흑룡강성, 길림성 등을 아우르는 중국 동북 3성은 고대사의 얽힌 문제들로 인해 총성 없는 역사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일 뿐더러, 독립 운동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현장인데 내겐 이곳이 자꾸만 위대한 시인들의 땅으로 생각되었다. 시인 윤동주가
이희인 여행가/카피라이터   2017-02-01
[여행] 살아 영광을 누릴까, 죽어서 이름을 남길까
겨울 내내 슈베르트의 연가곡 만 듣던 때가 있었다. 가을 내내 베토벤의 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시절도 있었다. 바그너나 푸치니의 음악을 (그들의 정치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좋아하고, 바흐와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대해서도 공감하지만, 나는 늘 슈베르
이희인 여행가/카피라이터   2017-01-01
[여행] 죽음,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는 세계
묘지 정문 옆 사무실에 유명인들의 묘 위치를 한 장에 표시해둔 지도가 비치돼 있었다. 그 빳빳하게 코팅된 지도를 들고 묘지 사이로 난 길을 거닐면 되었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합장묘, 시인 보들레르의 가족묘, 사무엘 베케트 외에 이 묘지에 묻혀 있던
이희인 여행가/카피라이터   2016-12-01
[여행]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여행 중 카를 마르크스의 무덤을 잠시 찾아가려 한다고 했을 때, 지인과 사소한 논쟁이 벌어졌다. 카를 마르크스의 묘비에 적힌 글귀가 정확히 무엇이냐는 것. 나는 당연히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쯤일 거라 했고, 지인은 ‘철학자들은 그동안 세계를
이희인 여행가, 카피라이터   2016-11-15
[여행] 방랑자의 발검음이 멈춘 자리
헤세 선생님을 찾아뵙기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스위스 취리히에 도착해 하룻밤을 잤고 이튿날 날이 밝자마자 고속열차를 타고 서너 시간이 꼬박 걸리는 스위스 남부의 도시 루가노까지 갔다. 루가노 역에서 두어 시간에 한 대 꼴로 있는 시골 버스를
이희인 여행가/카피라이터   2016-10-01
[여행] 나와 함께 노래가 사라진다면
세 번째 찾는 파리였으므로 나는 당연히 페르라세즈 묘지를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 20여 년 전 첫 파리 여행에선 몽파르나스 묘지를 찾았고, 10여 년 전 두 번째 여행에선 몽마르트 묘지를 찾았다. 세 번째로 그 도시에 간다면 틀림없이 페르라세즈를 찾아
이희인 여행가, 카피라이터   2016-09-01
[여행] 타임머신 타고 가 만나고 싶은 선비들
타임머신이 있다면 꼭 한 번 시간여행을 떠나 확인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던 미국 소설을 기억한다.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그 옆구리의 상처를 확인하고 싶다는 것과 셰익스피어를 찾아가 그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셰익스피어가 맞
이희인 여행가, 카피라이터   2016-08-01
[여행] 죽음 속에서도 서로 나뉘지 아니하였나니
오베르, 정확히는 오베르 쉬르 우아즈라 불리는 작고 고요한 마을은 파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환승 시간까지 포함해 1시간 반이 걸렸으니 바로 질러간다면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외곽에 있었다. 멀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서일까, 늦은 아침을
이희인 여행가, 카피라이터   2016-07-01
[여행] 독서 여행자, 묘지를 읽다 | 모터사이클 소리가 멈춘 곳
두 장의 사진이 있다. 첫 사진은 한 무리의 청년들이 흰 가운을 입고 찍은 단체 사진이다. 1940년대 후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 의과대학 졸업생들의 단체 사진. 그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젊은이가 있다. 단정한 의대생들 가운데 유독 머리를 ‘올빽
이희인 여행가, 카피라이터   2016-06-01
[여행] 이 무덤의 주인은 누구인가?
찰스 디킨스, 프로이트, 마크 트웨인, 헨리 제임스, 제임스 조이스, 헬렌 켈러, 찰리 채플린….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 할 정도로 영국의 자부심을 대표하는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인
독서신문 책과삶   2016-05-01
[여행] 무덤이 있는 곳에서만 부활이 있나니
책 다음으로 지난 시대의 예술가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방법은 고인의 묘지를 만나는 일입니다. 그들의 숨결을 느끼고 삶에 대한 사랑을 느끼며, 그들 삶의 궤적을 더듬어보기 위해 떠난 묘지기행. 셰익스피어부터 바흐, 괴테, 베토벤, 니체, 마르크
이희인 여행가   2016-04-01
[여행] 인간 영혼의 탐구자들, 여기 잠들다
책 다음으로 지난 시대의 예술가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방법은 고인의 묘지를 만나는 일입니다. 그들의 숨결을 느끼고 삶에 대한 사랑을 느끼며, 그들 삶의 궤적을 더듬어보기 위해 떠난 묘지기행. 셰익스피어부터 바흐, 괴테, 베토벤, 니체, 마르크
이희인 여행가/카피라이터   2016-03-01
[여행]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 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쨈’과 ‘도연
이희인 여행가/카피라이터   2016-02-01
[여행] 오로라를 놓치고 스릴러를 읽었다
“이제 뭘 하죠?” “찾아야지.” “뭘요?” “뭘 찾을지는 생각하지 마.” “왜요?”“뭔가를 찾겠다고 생각하면 다른 중요한 걸 놓치기 쉬우니까. 마음을 비워. 발견하고 나면, 자기가 뭘 찾고 있었는지 알게 될 거야.”요 네스뵈 《스노우 맨》에서 우리가
이희인 여행가/카피라이터   2016-01-01
[여행] 속죄 없는 세상에서 글을 쓴다는 것
지난 오십구 년간 나를 괴롭혀왔던 물음은 이것이다. 소설가가 결과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신과 같은 존재라면 그는 과연 어떻게 속죄를 할 수 있을까? (중략) 신이나 소설가에게 속죄란 있을 수 없다. 비록 그가 무신론자라고 해도. 소설가에게 속
이희인 여행가/카피라이터   2015-12-01
[여행] 새들이 울지 않고 비린내가 사라진 어촌
생명이란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기적이기에 이에 대항해 싸움을 벌일 때조차도 경외감을 잃어서는 안 된다. 자연을 통제하기 위해 살충제와 같은 무기에 의존하는 것은 우리의 지식 능력 부족을 드러내는 증거이다. 자연의 섭리를 따른다면 야만적인 힘을 사용할
이희인 여행가/카피라이터   2015-11-01
[여행] 책은 땅을 읽게 하고, 땅은 다시 책을 읽게 하고
당신들이 던지는 질문을 들었다. 색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중략) 나는 빨강이어서 행복하다! 나는 뜨겁고 강하다. 나는 눈에 띈다. 그리고 당신들은 나를 거부하지 못한다. (중략) 내가 칠해진 곳에서는 눈이 반짝이고, 열정이 타오르고,
이희인 여행가/카피라이터   2015-10-01
[여행] 쿠바에서 모히토에 헤밍웨이를 섞어 읽는 맛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를 타고 혼자 고기잡이를 하던 늙은이였다. 한 마리도 낚지 못한 날이 84일이나 계속되었다. 처음 40일간은 소년 하나가 노인과 함께 있었다. 그러나 한 마리도 낚지 못한 날이 40일이나 계속되자, 소년의 부모는 이제 노인은
이희인 여행가/카피라이터   2015-09-01
[여행] 옛 시인과 함께 여행한 에메랄드 빛 해변
나는 20여 년의 시작(詩作) 생활을 경험하고나서도 아직도 시를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모른다. (…) 시를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면 다음 시를 못 쓰게 된다. 다음 시를 쓰기 위해서는 여태까지의 시에 대한 사변을 모조리 파산시켜야
이희인 여행가/카피라이터   2015-08-01
[여행] 프라하에서 문학에 대해 질문하다
시의 천분은 어떤 놀라운 관념으로 우리를 현혹시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존재의 한 순간을 잊을 수 없는 것이 되게 하고 견딜 수 없는 향수에 젖게 하는 데 있다.- 밀란 쿤데라 《불멸》에서 프라하 성 뒤편의 외곽 골목에서 길을 잃었다. 밤이 한참 깊
이희인 여행가/카피라이터   201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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