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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읽어 주는 시] 거룩한 계보
거룩한 계보 박제영 식구들 먹다 남은 밥이며 반찬이 아내의 끼니다제발 그러지 말라고 타박도 해보지만 별무소용이다 버리고 하나 사라 얼마 된다고 빤스까지 꿰매 입나핀잔을 줘도 배시시 웃는데야 더 뭐라 할 수도 없다 지지리 궁상이다 어쩌랴엄마의 지지리
복효근 시인   2017-02-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굽이굽이
굽이굽이백무산 뱀은 똑바로 걸어갈 수가 없다활처럼 몸을 휘어 밀어내고 당겨강물처럼 출렁거려야 앞으로 갈 수 있다 강물은 직선으로 달릴 수 없다뱀처럼 굽이굽이 몸을 뒤척여야 멀리 갈 수 있다 똑바로 누워 흘러가는 강은 죽은 뱀이다 굽이져 흘러가는 몸이
복효근 시인   2017-01-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푸른 밤
푸른 밤 이상국지난밤 신라 여자의 브래지어 속에 공화국의 지폐를 넣어주고 그녀의 탬버린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옛 달이 능 너머로 이울고 왕들은 주무시는데 노래를 너무 크게 부른 건 아닌지나는 왜 나에게 그렇게밖에 못했는지그때도 도성에 노래하는 여자가
복효근 시인   2016-12-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민달팽이를 보는 한 방식
민달팽이를 보는 한 방식김선우 가출이 아닌 출가이길 바란다떠나온 집이 어딘가 있고 언제든 거기로 돌아갈수 있는 자가 아니라돌아갈 집 없이돌아갈 어디도 없이돌아간다는 말을 생의 사전에서 지워버린집을 버린 자가 되길 바란다매일의 온몸만이 집이며 길인,그
복효근 시인   2016-11-15
[시인이 읽어 주는 시] 제사장의 일기
제사장의 일기 조예린 성금요일,가난한 백성 하나가 제물을 가져왔다끌어온 숫양은 콧등이 어려 분홍빛이었다양의 머리에 오른손이 얹혔다죄를 뉘우치는 눈자위가 지쳐 있어하마터면 백성의 손을 붙잡을 뻔했다구절양장의 핏줄들이 손등 위에 불거져굽이쳐가는 길 위를
복효근 시인   2016-10-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숟가락
숟가락나기철 하루 굶은 아이 멍석딸기 따려다 돌 굴러 깔려 언덕 위 낮달 시는 짧지만 이야기는 짧거나 간단하지 않다. 더구나 가볍지 않다. 하루 종일 굶은 아이의 눈에 탐스럽게 익은 멍석딸기가 보인다. 아이의 눈에 오직 멍석딸기만 보인다. 하루가 지나
복효근 시인   2016-09-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툭, 건드려주었다
툭, 건드려주었다이상인벼랑 돌 하나를 굴려주었다.일억 이천만 년 동안 나를 기다려비탈길 하나를 굴러 내린다. 한 번의 구름을 위해수만 번의 심호흡과 몸을 둥글게 말아가며자세를 가다듬었을 것이다. 그 오랜 침묵의 무게를 벗고파닥 날개를 펴는 새처럼땅을
복효근 시인   2016-08-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낚시
낚시이병초 낚아채자마자 패앵! 낚싯줄이 쏠려 꿈틀댄다끝대가 금방 부러질 것같이 휜다앞뒤 안 가리고 치닫다가제비똥 섞인 깻묵에 덥적 물려짜식은 이쪽저쪽으로 대가리 처박는다그럴수록 바늘은 더 깊이살 속을 파고들 터,쓸개간장 녹아나도 쌍심지 켜고먹어야만
복효근 시인   2016-07-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분홍 나막신
분홍 나막신 송찬호 님께서 새 나막신을 사 오셨다 나는 아이 좋아라 발톱을 깎고 발뒤꿈치와 복숭아뼈를 깎고 새 신에 발을 꼬옥 맞추었다그리고 나는 짓찧어진 맨드라미 즙을 나막신 코에 문질렀다 발이 부르트고 피가 배어 나와도 이 춤을 멈출 수 없음을
독서신문 책과삶   2016-06-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물속 사원
물속 사원김수우 나물다발 속돈나물꽃 한 줄 묻어왔다노란 꽃부리 기특해유리컵에 담았더니 이튿날부터 먼 안부인듯 내리는 실뿌리아침저녁 풍경(風磬) 선율인가 했더니꽃질 무렵 뿌리에서 깨어나는 잎, 잎들물속 사원을 짓는다점, 점, 점 번지는 푸른 눈망울 사
복효근 시인   2016-05-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벼랑의 나무
벼랑의 나무안상학 숱한 봄꽃잎 떨궈깊이도 쟀다하 많은 가을마른 잎 날려가는 곳도 알았다머리도 풀어헤쳤고그 어느 손도 다 뿌리쳤으니사뿐 뛰어내리기만 하면 된다이제 신발만 벗으면 홀가분할 것이다 벼랑에 서서 자라는 나무가 꽃을 피운다. 그리고 꽃을 떨군다
복효근 시인   2016-04-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위대한 암컷
위대한 암컷강기원한때 그녀는 명소였다살아 있는 침묵하늘을 낳고 별을 낳고 금을 낳는신화였으므로범람하는 강이며 넘치지 않는 바다빛 없이도 당당한 다산성이었으므로바람의 발원지바람을 재우는 골짜기제왕도 들어오면 죽어야 나가는무자비한 아름다움이었으므로요람이
복효근 시인   2016-03-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이런 사람
이런 사람강인한아내가 달달 볶아도끝끝내 운전면허를 따지 않는 사람도시락 가방을 들고고집스레 시내버스로 출근을 하며휴대폰을 주어도 가지지 않는 사람일찍이 기사보다 광고가 많은 신문을 끊고티브이 연속극을 끊어버린 사람시월 유신 때 한국문인협회를 팽개쳐버
글•복효근 시인   2016-02-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이웃집
이웃집안도현이웃집 감나무가 울타리를 넘어왔다가지 끝에 오촉 전구알 같은 홍시도 몇 개 데리고우리집 마당으로 건너왔다나는 이미 익을 대로 익은 저 홍시를따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몇 날 며칠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아들은 당장 따먹어버리자고 했고,
글•복효근 시인   2016-01-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일어나라 남자여
일어나라 남자여이화은의자에 엉덩이가 딱 들어붙은 남자의자 속으로 들어가 마침내 의자의 내면이 돼버린남자, 구근식물 같은 저 익명의 남자를 쑥 뽑아강원도 태백 그 어디쯤감자밭의 검은 자궁에 옮겨 심으면 어떨까걸어 다니는 나무와 가끔 펄럭이는 산마루와봄
복효근 시인   2015-12-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비운다는 것
비운다는 것문숙 사랑도 거덜 나고 신념도 흔들리고한세상 화끈하게 말아먹고 싶은 날우주만물의 무상성을 인정하라는 한 선배 충고에 풀이 죽어부엌 구석에 식은밥처럼 쭈그리고 앉는다게장단지 뚜껑을 열자 꽃게가 얌전하게 엎드려 있다삐딱하게 옆으로 기며거칠게
복효근 시인   2015-11-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화살
화살 김기택 과녁에 박힌 화살이 꼬리를 흔들고 있다찬 두부 속에 파고 들어가는 뜨거운 미꾸라지처럼머리통을 과녁판에 묻고 온몸을 흔들고 있다여전히 멈추지 않은 속도로 나무판 두께를 밀고 있다과녁을 뚫고 날아가려고 꼬리가 몸통을 밀고 있다더 나아가지 않
복효근 시인   2015-10-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고비의 별
고비의 별 김영 발목을 마구 베어 먹는 모래를한사코 밀어내며해 지는 고비에서별을 기다리다 보았다지는 해를 안은 빛 알갱이들사막의 모래언덕, 빛더미들여태 별을 밀어내고 있었다니함부로 밟아 몽그라진 별이었다니별의 찰나가 모래모래의 영혼이 별고비에 와서
글•복효근 시인   2015-09-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선물
선물 이규리어떤 나라에 '눈사람 택배'라는 게 있다 하네요눈이 내리지 않는 남쪽 지방으로북쪽 지방 눈사람을 특수포장해 보낸다 해요 선물도 그쯤 되면 신비 아닌지요받을 때 눈부시지만 녹아 스스로 자랑을 지우니애초에 부담마저 덜어줄 걸 헤아렸겠지요 다시
복효근 시인   2015-08-01
[시인이 읽어 주는 시] 절벽
절벽송재학절벽은 제 아랫도리를 본 적 없다직벽이다진달래 피어 몸이 가렵기는 했지만한 번도 누군가를 안아본 적이 없다움켜쥘 수 없다손 문드러진 天刑(천형)직벽이기 때문이다솔기 흔적만 본다면한때 절벽도 반듯한 이목구비가 있었겠다옆구리 흉터에 똬리 튼 직립
복효근 시인   201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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