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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향연 두드러진 마블의 새 프랜차이즈물!닥터 스트레인지
강유정 영화평론가, 강남대 교수  |  bookpluslif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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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호] 승인 20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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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는 잘 알려졌다시피 마블 영화이다. 이는 곧 마블 코믹스가 원작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 코믹스의 세계에서도 약간 독특한 편에 속한다. 왜냐하면 주로 과학적 결합과 기술적 면모에서 파생된 영웅, 슈퍼 히어로들이 주인공인 세계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만큼은 마법을 다루기 때문이다. 유전공학적으로 변형된 거미에게 물려 독특한 능력을 갖게 된 스파이더맨이나 핵 원자로를 가슴에 품고 다니는 아이언맨과 달리 닥터 스트레인지는 우주와 소통하고 마법을 쓴다. 말하자면, 그는 일종의 여섯 번째 감각(식스 센스)의 세계에 존재하는, 매우 허구적인 존재인 셈이다.

물론 만화를 두고 뭐가 더 허구적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 마법이 허구적이라면 반대로 스파이더맨이나 헐크는 사실적일까?

엄밀히 말하자면 닥터 스트레인지는 허구적으로 다른 서사적 영역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아이언맨과 같은 시리즈물보다는 토르에 더 가까워 보인다. 토르가 인간이 아닌 신이기에 아예 다른 차원에서 출발했다는 공통점에서 말이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래서인지 초월적이며 비과학적 요소로 제시되었던 마법을 우주에 존재하는 에너지와의 교환이라는 좀 더 물리적이며 과학적인 개념으로 교체한다. 우리가 기 혹은 에너지라고 부르는 무엇과의 교감을 강조한다거나 몸보다 정신이 우선이라는 식의 철학적 비전 역시 그런 차원이다. 그래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미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는 메시지를 설파했던 영화 <매트릭스>의 세계관과 일부 닿아 있다. 한편 시각적으로 보자면 건물이 재배치되고, 마구 휘는 등의 영상 기술을 통해 관념의 세계를 시각과 한다는 측면에서 <인셉션>과 닮아 있기도 하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는 첫 번째 재미가 바로 이 시각적 향연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개 마블의 시작이 그렇듯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트레인지 박사는 우연히 스스로의 영웅성을 발견하게 된다. 주목할 것은 그의 직업이 바로 의사였다는 사실이다. 최고의 신경외과 의사였던 그는 냉정한 경쟁주의자로 살아간다. 돈을 더 많이 주는 사람이 좋은 환자이고, 그렇지 못하면 나쁜 환자로 받아들일 정도이다. 그랬던 그가 사고로 인해 두 손을 잃는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실, 의사라는 설정은 이야기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스펙터클로서 흥미로운 장면을 제시하고, 그의 선병질적이며 까다로운 성격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로 쓰인다고 보는 편이 옳다.

결국 마블의 영화들은 우리가 그림으로 보면서 상상력으로 채워 넣어야 했던 이미지의 영역을 완벽한 헐리우드의 자본력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강력하다. 만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세계 역시 흥미롭지만, 만화가 캐릭터와 캐릭터의 대결에 집중한다면 영화는 캐릭터가 아니라 그들이 가진 마법적 능력에 더 주목한다. 그 능력이 바로 영화적 볼거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틸다 스윈튼, 치웨텔 에지오포, 매즈 미켈슨, 레이첼 맥아담스와 같은 믿을 수 있는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를 허구적 상상력 위에 입혔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만화 원작이지만 무게감 있는 배우들을 통해 이 허구적 장치들은 꽤나 그럴듯한 설득력과 사실성을 확보한다. 물론 원작을 먼저 읽은 독자들에게 영화적 변용과 각색은 불편할 수도 있다. 특히, 윤리와 정치적 올바름 면에서 비판을 받은 인종 세탁 같은 경우에는 원작의 매력이 반감되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가령, 티벳 출신의 고수로 제시되었던 에이션트 원이 서양인 여성으로 교체되는 것과 같은 각색 말이다.

어떤 점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가장 만화적인 만화라고 할 수 있다. 마법을 통해 다른 차원의 세상을 열고 갈등이 빚어지고, 해결한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해리 포터》와 같은 청소년 판타지를 떠올리게 하는 면도 있다. 특히 이번에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는 어떤 점에서 마블의 새로운 프랜차이즈물로서 성공적 첫 단추를 끼우기 위한 기능적 작품의 면모가 강하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마법에 가까워지고, 또 누가 적인지에 대한 서술적이며 설명적인 면이 강하다는 의미이다.

현대 서사 시장에 있어 가장 왕성한 상상력을 제공하는 곳이 바로 마블의 만화 공간이며 또 그것을 영상화한 마블 영화라는 점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언젠가부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은 아카데미와 국제 영화제가 사랑하는 예술영화가 되고, 만화 원작은 파급력이 강한 상업적인 대중영화가 되는 게 당연하게 여겨진다. 결국 문제는 상상력이다.

 


마블을 만든 남자, 스탠 리 찾기

전 세계 8,774만 달러(한화 약 1,000억 원) 흥행 수익 달성. 〈닥터 스트레인지〉의 개봉 첫 주 흥행 성적표다. 11월 4일 개봉을 앞둔 북미를 제외하고 영화가 먼저 개봉된 33개국 중 1,810만 달러를 기록한 한국은 가장 높은 흥행 수익을 낸 나라로 집계됐다.(미국 웹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 참고)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원작은 미국의 대표적인 만화 출판사인 마블 코믹스에서 나온 만화다. 원작자는 스탠리 마틴 리버(이하 스탠 리)로, 그는 스티브 딧코 등과 함께 판타스틱 포,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헐크, 어벤저스, 엑스맨, 토르 등 내로라하는 슈퍼 히어로들을 만든 인물이다. 1922년 생으로 올해 만 94세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일을 즐겼고, 1939년에 사촌누이의 남편인 마틴 굿맨이 설립한 타임리 코믹스(1961년에 마블 코믹스로 명칭 변경)에 입사하여 편집 조수 일과 원작 각본 작성을 시작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캐릭터와 그를 둘러싼 스토리는 1963년 7월, 스탠 리와 스티브 딧코가 의기투합하여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다양한 슈퍼 히어로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들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스탠 리는 80년대 이후 일선에서 물러나 마블 코믹스 편집 위원, 마블 원작의 영화 제작 및 리메이크 작업 등을 지휘한다.

마블 코믹스의 명예 회장이기도 한 그는 마블 원작 영화가 제작될 때마다 그 모습을 슬며시 드러내기로도 유명하다. 〈엑스맨〉(2000)의 카메오 출연 이후 〈스파이더맨〉(2002) 〈데어데블〉(2003) 〈판타스틱4〉(2005) 〈어메이징 스패이더맨〉(2012) 〈어벤저스〉(2015) 〈데드풀〉(2016) 등 거의 모든 마블 영화에 깜짝 등장하는 스탠 리를 찾는 일이 마블 영화를 감상하는 또 하나의 재미라고 말할 정도.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도 어김없이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쉴 새 없이 펼쳐지는 화려한 영상 속에서 갑작스레 등장하는 유쾌한 노신사의 웃음을 찾아보시길. 
박혜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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