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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마법의 시대가 열렸다신비한 동물사전
조나희 영화 전문 프리랜서  |  bookpluslif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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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호] 승인 2017.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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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나는 이만한 상상력이 없거든.”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은 네 주인공 중 유일한 ‘노마지’(미국에서는 마법을 못하는 일반인 ‘머글’을 이렇게 부른다) 제이콥의 대사처럼 우리를 새로운 마법의 시대로 초대한다. <신비한 동물사전>이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감히 ‘새로운’ 마법 시대를 내세운 것은 바뀐 시대적 배경과 영화 속 인물들 때문이다.

   

영화는 런던을 배경삼아 펼쳐진 <해리 포터> 시리즈와 다르게 1926년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야기의 축을 이끌어가는 이들은 주인공 뉴트 스캐맨더와 전직 오러(어둠의 마법사를 잡는 형사) 티나, 노마지 제이콥, 그리고 티나의 동생이자 레질리먼스(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인 퀴니, 이렇게 네 명이다.

영국인 마법사 뉴트가 ‘신비한’ 동물들과 함께 뉴욕에 입국하고 우연히 그의 서류 가방과 제이콥의 것이 뒤바뀌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온갖 디저트들이 들어 있던 제이콥의 서류 가방과 똑같이 생긴 뉴트의 가방 안에는 수십 마리의 마법 동물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런 사실을 꿈에도 몰랐던 제이콥이 가방을 갖고 있던 중 몇 마리가 도망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 마법 동물 수십 마리를 데리고 입국한 불법 행위는 미국 마법 의회의 의심을 사기 시작한다. 그들은 뉴트와 동물들이 마법 사회와 인간 사회를 위협하는 어둠의 힘 ‘옵스큐러스’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영화는 <해리 포터> 시리즈와 같이 선과 악의 대결을 그리는 전형적인 플롯 구조를 따른다.

이 영화가 보통의 판타지 장르 영화를 비롯한, 이전 <해리 포터> 시리즈와도 차별화될 수 있었던 것은 원작자 조앤 롤링의 짜임새 있는 상상의 세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 영화는 롤링이 직접 시나리오를 썼는데, <해리 포터> 팬들을 위해 번외 편으로 출간되었던 《신비한 동물사전》을 원작으로 삼았다. 호그와트 교과서 중 하나로 출간되었던 원작은 사실 내용이라고 할 것이 없는, 제목 그대로 ‘사전’이다. 롤링은 원작의 저자를 이번 영화 주인공인 뉴트 스캐맨더로 설정하고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인공 해리가 실제로 사용하던 교과서처럼 해리와 론, 그리고 헤르미온느의 낙서를 책 속에 담았다. 만약 영화가 원작을 그대로 따랐다면, 책 속의 해리가 남긴 낙서 중 하나처럼 (‘신비한 동물과 머글의 관계에 대한 “간략한”고찰’ 챕터에 해리는 ‘거짓말’이라고 밑줄 쳐 놓았다) 마법 동물들을 소개하는 동물의 왕국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롤링은 원작 속 동물들에 대한 설정이라는 기본 재료 위에 상상의 양념을 얹어 《해리 포터》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인물과 사건을 그려낸다.

등장인물 면면을 살펴보면, 주인공 네 명은 모두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 에디 레드메인이 연기한 뉴트는 뉴욕 입국 심사 때 가방 검사원과 눈도 잘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내성적이다. 그는 오직 마법 동물들과 있을 때만 편안하고 행복해 보인다. 티나는 마법 의회에서 쫓겨난, 말하자면 상사에 복종하지 않아 잘린, 전직 오러다. 넷 중 유일한 노마지인 제이콥은 더 이상 아무도 찾지 않는 옛날 방식의 베이커리 창업을 꿈꾼다.

이 영화가 기존의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룰을 깨는 또 다른 요소는 캐스팅에 있는데, 바로 주인공 뉴트를 연기한 에디 레드메인을 제외하고는 잘 알려지지 않은 신선한 배우들을 캐스팅했다는 점이다. ‘크리덴스’ 역의 에즈라 밀러의 인상적인 연기를 비롯해 ‘그레이브스’를 연기한 콜린 파렐, 힐러리를 연상시키는 ‘마담 프레지던트’ 역의 카르멘 아조고 등이 그들이다. 그리고 <해리 포터>의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되는 그 사람’ 볼드모트처럼 <신비한 동물사전>에는 새로운 악당 ‘그린델왈드’가 다음 시리즈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할 예정인데, 그동안 악당보다는 영웅에 가까운 연기만 해왔던 조니 뎁을 캐스팅 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배우들뿐만 아니라 영화 속 ‘신비한 동물’들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뉴트 스캐맨더가 가장 좋아하는 보우트러클 ‘피켓’을 비롯해서 반짝이는 것들이라면 무조건 훔치고 보는 ‘니플러’, <아즈카반의 죄수>의 히포그리프 ‘벅빅’을 떠올리게 하는 천둥새 ‘프랭크’ 등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마법 동물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앞으로 이 영화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것도 초미의 관심사다.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조차 롤링이 촬영장을 방문할 때면 촬영은 뒤로하고 그녀 옆에 둘러 앉아 자기가 맡은 캐릭터들에 관한 ‘예고’를 들었을 정도였다니 말이다. 다음 편에서는 알버스 덤블도어의 젊은 시절과 그의 사랑 이야기(롤링은 그가 동성애자일수도 있다고 밝혔다)를 다룬다고 한다.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첫 번째 편 ‘마법사의 돌’이 출간 20주년(6월 26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 시점에, 꼬마에서 어른이 된 원작 팬들의 나이를 감안하여 영화 속 마법 세계도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을 하고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편 <죽음의 성물> 이후 해리와 마법 세계를 그리워했던 팬이라면, 조앤 롤링이 초대한 새로운 마법 세계가 펼쳐질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앞으로 나올 네 편의 영화와 함께 행복한 10년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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